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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식에도 ‘친환경’ 바람, 맛과 영양에 식품안전성까지

현재 지구는 환경 문제로 뜨겁다. 전 세계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3대 환경 문제 중 하나인 환경호르몬이 공공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인체의 균형성장을 방해하고 성조숙증 등 성 발달을 왜곡시키며, 인체의 면역계와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환경호르몬을 ‘세계적 위협’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환경호르몬 문제에 특히 민감한 분야가 바로 케어푸드(환자식) 시장이다. 환자들이 먹는 식품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케어푸드 시장은 해가 지날수록 성장을 거듭해 2021년 시장 규모 2조 원을 돌파했다. 케어푸드의 주요 소비층은 병원에 장기 입원해야 하는 중증질환 또는 만성질환 환자들이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food information statistics system)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케어푸드의 80~90%가 병원에 유통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하게 제조해야 하는 케어푸드에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환자식은 보통 캔 용기에 담아 유통하는데, 캔 용기는 제조 과정에서 비스페놀 a9(bpa: bisphenol a)과 같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호르몬 문제가 제기되면서 캔 포장 식품은 케어푸드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캔 식품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인 bpa는, 캔 용기 안쪽에 코팅하는 에폭시 수지에서 비롯되는 환경호르몬이다. 포장 용기의 부식과 내용물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코팅제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뜻이다. bpa가 체내로 유입되면 내분비계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인체의 bpa 노출 빈도와 혈압 상승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 논문에 따르면 비교적 낮은 농도인 0.025~0.2 mcg/kg/day 수준의 bpa에만 노출되어도 △내분비 조절 능력 장애 △항산화 효소 감소 △사춘기 전후 유선 발달 이상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8월 중앙대 방명걸 교수팀은 bpa의 건강·생식 관련 위해성이 2세대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bpa의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각국 정부는 식품 용기나 포장 물질 제조 시 bpa 사용량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 식품 또는 캔 용기에 bpa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 발의되었고, 유럽식품안전청(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은 인체의 bpa 노출량을 체중 당 하루 4㎍(마이크로그램)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영·유아용 기구 및 용기와 포장 전체에 대해 bpa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환자식 시장은 이러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케어푸드 시장 규모가 30조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케어푸드 용기를 대부분 멸균팩으로 교체했고, 일본 역시 친환경 용기로 바꿔나가는 추세다. 멸균팩은 총 6겹의 종이 층이 단단하게 결합한 구조가 특징인데, 방부제 등 별도의 화학처리 없이도 영양과 맛 손실 없이 식품을 보존한다는 장점을 지녔다. 무엇보다 멸균팩에 사용하는 합성수지 폴리에틸렌(pe)이 환경호르몬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셉틱’ 충진 방식을 적용한 멸균팩과 고온멸균공법(uht)이 환자식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환자식 업체들도 이러한 멸균팩의 특장점에 집중하면서 포장 용기에 변화를 주고 있다. 대웅제약과 매일유업의 합작 회사인 엠디웰의 ‘메디웰’을 비롯해 대상 ‘뉴케어’, hy의 ‘잇츠온케어온’ 등이 멸균팩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엠디웰은 최근 전 공정에서 멸균팩을 도입해서 식품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은 환자식에 의존해야 하는 만성 및 중증질환 환자들에게 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환자식은 끼니이자 일상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환자식 시장의 친환경적 변화와 식품안전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반갑게 느껴진다. 물론 환자식 역시 ‘식품’이므로 여전히 맛과 영양이 우선시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유해요소와 위험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안전한 공정을 바탕으로 환자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환자식이야말로 진짜 ‘케어푸드’가 아닐까.